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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Tue, 오물오물

by 올쓰 2020. 1. 8.

 

저녁에 미팅가는 길, 운전하는데 엄마한테서 전화가 온다.
목소리만 들어도 웃음이 얼굴에 가득차 있는 엄마가 마손이 이야기를 꺼냈다.

"아까 그 밥을 한그릇을 혼자 다 먹었더라구."

"그걸 다? 혼자서?"

"그래~ 오이지 먹고 싶다고 해서 밥이랑 같이 먹으라고 줬더니, 오이지랑 다 먹었다. 그러더니 (잠시 킥킥) 내가 오렌지를 갈아서 쥬스로 마시라고 줬거든? 그거랑 주머니에서 살며시 싸온 쿠키를 하나 꺼내더니 오물오물 얼마나 예쁘게도 먹는지..."

하며 웃으시느라, 나도 웃느라 잠시 말이 멈췄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할머니, 이거 (쥬스) 어떻게 만들어요?' 묻길래 내일 더 만들어 준다고 했다"

쿠키는 미래쌤이 다른반으로 가게되어 기념으로 반 아이들이 같이 만든건데, 집에 올때 수줍게 겨우 하나 챙기더니 쌤이 하나 더 준다니까, 그건 아빠를 주겠다고 했다.
사실 차로 가기전에 친구들 처럼 먹고 가자고 했더니, 궂이 싸달라고 해서 집에 올때까지 먹지도 않고 가져온 것이다.

나와는 너무 다른 마손이. 나 같았으면 이미 먹었을텐데, 그리고 아빠에게 주겠다는 말도 실행했다.

이제 세살 반인데, 가끔씩은 이 아이가 너무 놀랍다. 아빠를 위해 먹고 싶은 마음을 참는것이. 오물오물, 예쁠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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