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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최악의 주말을 지냈다

by 올쓰 2020. 6. 23.

 

내 생일이 그렇게 중요 했다면, 잊어 버리고 메세지 못 보내신게 그리 미안하셨다면, 나와 형님에게 그렇게 호통치시면 안되었다. 우리보고 편하게 대하라고 하시면서 왜 불편하게 매주 궂이 며느리들이 안부전화를 해야하는지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 할 수 없다.

우리의 남편들은 지금까지 몇번이나 자기 손으로 나의 친정 부모님께 전화해서 안부 전화를 했는지.

본인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건지 나와 형님의 부모님께 물어보라는데, 물어보나 마나 말도 안되는 무리한 요구이다. 평생 우리의 부모님들도 우리에게 일주일에 한번 안부전화를 바라지도, 부탁한적도 없으며 손자손녀가 보고 싶은 형님의 어머니 아버지는 직접 몇일에 한번씩 전화를 하신다. 우리의 친정 부모님들이 사위들에게 일주일에 한번씩 전화에서 안부전화를 하라는 요구를 들으면 나의 시댁부모님들은 그것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실까? 

하지 않아서 매번 혼이나고, 호통을 치시고, 무시당했다고 느끼시며, 우리는 우리대로 상처를 받고 복구가 힘들다면 그것이 과연 단순한 부탁인 것일까?

왜 자신들의 아들들은 그렇게 키우지 않았으면서 어떻게 보면 남인 우리들에게 이런 요구를 하시는지 모르겠다. 시댁부모님도 본인들은 '다른집' 처럼 시집살이 라는 것을 안 시키려고 노력하신다고 했고 나도 지금까지는 그렇다고 생각해 왔지만, 어제를 지내고 깨닳은 것은 이것이 시집살이가 아니면 무엇일까 라는 것. 올해로 결혼 7년 차인데, 시아버지께서 고치지시 못하는 욱하는 성격이나 역정내시는것을 우리는 바뀔수 없는 부분이니 이해해야하고 (어머님 말씀에), 하고 싶은 말도 그리고 그런 감정이 생기지도 않는 상태에서 매주 한번씩 안부전화를 하라는 요구에 평생 그래본적 없는 우리가 바뀌어야 하는 이런 불공평함. 

워낙에 정신 없었던 상황이라 남편이, 아주버님이, 형님이 뭐라고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와중에 자기 부모님에게서 듣는 생각치도 못한 말들. 

어찌저찌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형님이나 나나 여전에 떠 안겨있는 숙제는 일주일에 한번 연락해야 하는것. 우리에게 이렇게 상처를 주시면서 어떤 기분으로 매주 연락을 해야 하는지, 진정 빈껍데기 가족으로 살아 가고 싶으신지 여쭈고 싶다. 정말 연락 하고 싶지 않다. 시부모님이 싫지는 않지만 매주 해야하는 연락 이라는 숙제가 너무나도 싫다. 

살면서 누군가에게 그렇게 억울한 소리를 듣고 가슴떨어질 정도의 호통을 들으며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못하는 그런 날이 나에게도 올 줄이야. 그것도 내 생일때문에. 

이혼은 나와 내 남편의 문제 때문에 하는것이 아니다. 남들의 문제에 나와 그가 엉켜 더이상 노력하고 싶은 마음까지도 없어지면 마지막 수단이 되는 것이 이혼이다.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남편은 사랑하지만, 그의 가족들의 자존심까지 나를 부수며 지켜내야 할 책임까지 떠 맡고 싶지 않다.

최악의 주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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