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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스스로 걸어나온 두번째 밤

by 올쓰 2021. 4. 7.
주말에 뒹굴거리던 너희들


마손이는 5월이되면 5살이된다.
지금까지 잘 크고 있는 아이가 한가지 힘들어 했던 것이 수면중의 배변훈련이다.

사실 낮에 기저귀를 가리기 시작한건 두살 되기즈음 이였는데, 그때 부터 번번히 밤에는 너무 자주 실수를 하는 탓에 시도했다 포기, 시도했다 포기를 반복했다.

의사에게도 상담을 받고, 남편과 내가 번갈아가며 새벽에 3-4번씩 세워보기도 하고, 직접 비몽사몽중에 옷 갈아입으라고 해보기도 하고, 알람을 사용해보기도, 구슬러보기도, 혼내기도 하다가... 비로소 혼자서 걸어나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다!!!!!!

워낙에 빈뇨인 탓에 저녁에 물의 양을 줄이는건 당연하고, 몇번이고 세뇌를 시켰는데 사실 돌아보면 달라진건 아이가 그만큼 자랐다는것과 지난 2-3 개월동안 아이와 함께 잔 시간이 많았다는것.

마손이는 진작에 혼자서 자는 연습을 했었고, 그러다 한동안 이모랑 잤다가 배변훈련을 목적으로 다시 혼자 자기 시작했다. 실수는 잦아들지 않았고, 이번이 마지막이다 라는 심정으로 내가 옆에서 자기 시작했다. 사실 나도 항상 잠이 부족해서, 일단 잠에들면 잘 못 일어나는데 목적의식이 있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마손이를 새벽에 화장실에 대리고 가는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옆에 같이 자고 있다보니 깨우는것도 수월했고, 어느 순간 우연히 마손이가 깨면 기회로 생각하고 화장실로 대려갔다.

점점 마손이가 화장실을 가야하는 시간과 횟수가 비슷하게 맞춰지기 시작했다. 12시에서 1시반 정도에 한번, 새벽 5시부터 7시에 또 한번. 늦게 자는 탓에 처음 화장실 가는건 깨어있을때 한 적이 많았는데, 문제는 두번째 화장실 타임이였다. 물론, 몇번 실수 한 적도 있지만 두달정도 되니 내가 안아서 대려가지 않고, 말로만 다녀오라고 하면 스스로 갔다 올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그게 익숙해 지자, 처음 화장실에 갈때는 정신줄 놓고 자던 마손이가 혼자, 스스로, 걸어서 화장실까지 가게 된 것이다!

물론 아직 이르다. 고작 이틀했다고 끝이다, 라고 생각하는것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밤에 4번이고 5번이고 젖은 팬티와 이불을 갈아입히고 빨던 지난 몇년을 생각하면 펄쩍펄쩍 뛰고 싶은 심정이다.
결국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문제였던 것일까, 아님 아이는 우리의 사랑이 좀더 필요했던 것일까. 조바심 내지 않는 내가 되기를, 더욱 사랑을 주는 엄마가 되기를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