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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Derby Reach, 그리고 우리가 향하는 곳

by 올쓰 2017. 4. 27.





곧 있을 대녀의 결혼식 스피치 준비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데 요 몇일 시큰둥 했다. 그럴만도 한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나의 그가 뭣 때문인지 기분이 좋지 않아 암묵의 냉기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Wedding speech 라는게 두 사람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중요한 날인 만큼, 사랑과 희망이 넘쳐나는 메세지가 가득해도 모자랄판에, 머릿속이 복잡한 내가 써내려 갈 수 있는 메세지란 "결혼, 과연 해야만 하는가?" 였다.

결국 몇일이 지나서야 오후에 잠깐 해가 나온 틈을 타, 산책가자고 꼬셔 한시간 넘짓한 숲속길을 걷고 나서야 그의 속마음이 조금씩 꺼내졌다. 이제 다음달이면 우리도 결혼 4년차인데, 마치 4개월 연애한 커플같이 왜 이러나 싶다가도. 그래, 너무 굴곡 없이 평탄해도 이상한거야 하며 위안해본다.

혼자있어서 외로운 것 보다, 누군가의 곁에서 외로움을 느끼는게 더욱 비참하다 라고 다시 그에게 툭 던져본다. 그렇게 되면 그 누구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심각한 이야기가 오가는 중에도 우리 M 은 수도 없이 눈웃음을 치고, 아무도 모르는 옹알이로 재잘된다. 그래서 우리는 헤어질 수 없는거다. 가상으로라도. ㅎㅎ 그래서 행복한 산책으로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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