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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집꾸미기 prologue, 윌로우 하우스에서의 1년

by 올쓰 2023. 12. 8.

Willough House 2021

 

(드레프트본으로 가지고 있었던 글을 이제야 옮겨와서 타임라인이 1년 정도 오프지만, 수정없이 그대로 기록한다.)

믿기지가 않지만 벌써 9월의 두째주라니, 정말 야속하리만큼 시간은 잘도 흘러 간다.

그동안 한번도 남겨보지 않았던, 우리 집 이야기를 차근차근 해보려고 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은 (10월) 미친것 같은 하우스마켓이 주춤 하고 있는 상태인데, 그렇다고 reasonable 하다고 보긴 어렵다. 그나마 컨디션 없는 오퍼나 나온지 2일만에 팔리는 그런 상황은 줄어든 상황이다. 글을 쓰려고 이메일을 뒤지면서 기억을 되 짚어보니 4월 말쯔음, 지금 이집을 찾아서 쇼잉 리퀘스트를 하고, 5월 초에 집을 샀다. 당시 마켓이 너무 뜨거웠기때문에, 우리 콘도를 파는데 큰 어려움 없이 바로 클로징까지 맞출수 있었다.

당시 이 집은 할머니 할아버지 두분이 오랫동안 사시다가, 할아버지가 몇년전에 돌아가시고 할머니 혼자 손녀와 살고 계셨던 집이였다. 손녀가 결혼을 하고 이사를 랭리쪽으로 하며, 아마 할머니의 집을 팔아 함께 살수 있는 큰 집으로 옮겨가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모든게 오래되 보이고 낡았지만, 한편으로는 조화로웠고 관리도 잘 되있어 보였다. 팔기위해 급하게 사람 시켜 고쳐놓은 집이 아니여서 너무 맘에 들었다. (그리고는 우리는 레노베이션 지옥으로...)어쨌거나, 너무 좋은걸 티내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고, 알고보니 우리 전에 오퍼가 있었지만 이미 한번 성사되지 않았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오리지널 가격보다 살짝쿵 낮게 오퍼를 넣어서 우리집이 될 수 있었다. 5월 1일에 집을 보고, 5월 3일에 오퍼가 성사되어 6월 18일에 키를 받는 엄청난 스케줄로 인해 급 노터리에, 은행에 전화하고 서류 작성하고,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어질어질. 거기다가, 집을 사려면 콘도를 팔아야 해서 그 부분 까지, 쓰면서 생각하니 정말 대단 했다 ㅎㅎ

로케이션 자체가 양쪽 부모님이 계신 동네와 5-10분정도 거리고, 내가 자라온 동네근처라 다른곳을 궂이 갈 필요성을 못 느꼈다. 단지 아쉬웠던건, 원래 보고있었던 나의 후드(?)가 아니였지만 눈을 낮추고 난 후 옵션이 많아졌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찾은 윌로우 하우스를 만나게 되었다.

매일 매물을 찾아보던게 일상이였던 내가, 우연하게 지금 우리집의 사진과 영상을 보고 너무나 좋았던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1. 위치 - 큰 길에서 벗어난 동네 안의 컬터섹 안. 바로 뒤는 그린랜드 (알고보니 비가 많이올때를 위해 동네 군데 군데 위치한 필드) 이다. 제일 좋은것은 1번 하이웨이에서 1-2분 거리. 일을 가거나, 놀러가거나 아무튼 운전을 많이 하는 우리 라이프 스타일상 아주 용이 했다.

2. 집 - 집 자체는 내가 원하는 딱 2,000 sq.ft. 안팍, 방 4개, 화장실 3개. 딱 내가 원하는 갯수에, 옛날 집이라 심지어 윗층 방들이 엄청 컸다. (단점은 화장실과 옷장이 요즘 지어진 집들에 비해 작은편)

3. 마당 - 앞마당과 뒷마당이 있다. 뒷마당에는 나무가 많아서 프라이빗 한 느낌이였다.

집 자체는 나보다 조금 연식 있는 1983 년도에 지어진 집이고, 집 바로 앞에 커더란 윌로우 트리가 자리 잡고 있다. 거의 모든게 오리지널이라고 생각 했는데, 막상 레노를 시작 해보니 오리지널 후에 좀더 바뀐것들이 있기도 했다 (레놀리움 장판 위에 타일이나, 페인트 위에 벽지 등). 어쨌거나, 지금 우리의 시각으로 볼때는 오리지널이라고 보면 되었다. 이층짜리집에 우리 네가족 + 동생 ㅋㅋ 과 단란하게 살 생각을 하니 집을 보기도 전에 설래였다. 집을 직접 보기도 전에, 쇼잉 날까지 동네를 뱅뱅 돌며 탐색도 했는데, 마치 그때가 봄이여서 동네 전체에 핑크빛 벗꽃이 날리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

당시 형님네도 집을 많이 보러다녀서 뒤늦게 서로 이야기 했지만, 어떤 집이 맘에들면, 그 당시에는 아무 헛점(?) 도 보이지 않고 좋은 점만 보인다는게 딱 맞는 말이였다. 이사하고 나서 부엌을 청소하면서 도저히 못쓰겠다고 울부짖던 나는, 그 당시에는 "이정도면 충분해" 하며 신나했는데, 정말 ㅋㅋㅋ 도대체 쇼잉때 뭘 본건지??? 이사하고 나니 당연히 케비넷에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묵은때라던지, 분명 보지 못했던 바닥 타일의 크랙들이 보이기시작 했다. 뭐 말하려면 밤을 새야하지만, 쉽게 말해 콩깍지가 씌여 이 집을 계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후회 하지는 않는다. 일년을 살며 피, 땀, 눈물을 흘려가며 고쳤으니 당연히 좋지 않을수 없지 않는가!

뭐 하여튼 집 키를 받고 실제로 이사 하기 전까지 남편, 아주버님 그리고 아버님까지 그야말로 땀, 눈물, 콧물 흘려가며 엄청난 일들을 해냈는데, 그 썰들은 차근차근 풀어보련다.

이 집에서 1년을 조금 넘긴 지금, 나는 무척 감사하다.

우리가 집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지인들과 가족들을 맘 편하게 초대해서 웃고 떠들고 (마시고)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수 있음에. 그야말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남편이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고치면서 살 수 있음에. 이 모든 것을 통해서, 다시 소중한 사람들과 더욱 가까워 질 수 있었던 모든 시간들이 감사하다. 특히 내 남편에게, 감사하고 또 고맙다.

그래서, 이 소중한 기억들을 마음을 잊지 않기위해, 또는 누군가 우리와 비슷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화이팅 한다는 마음으로, 조금씩 기록을 남겨야 겠다. 이제 정말 시작.